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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압축과 팽창
전시 기간: 2016년 12월 16일 - 12월 31일 / 오후 12시 ~ 6시 / 월요일 휴관
참여 작가: 김주원X안초롱
전시 장소: 지금여기

오프닝: 12월 16일 (금요일)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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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매력 중 하나는 이것이 다른 시각매체에 비해 훨씬 그 의미가 모호하다는 점에 있다. 보는 사람의 배경지식이나 관심사에 따라 사진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떤 사진을 찍은 사람의 관점이나 의도로만 바라보는 것은 사진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재능 낭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에 작가의 의도가 오롯이 담길 수 없다는 사실은 그것이 독자적인 창작물로 작동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에, 이는 사진의 오랜 컴플렉스로 남았다. 이러한 인식은 ‘예술 바깥의 사진’에서는 모두 깨져버렸지만, 유독 ‘예술로서의 사진’에서는 관습처럼 굳어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타임라인을 뒤덮고 있는 셀카, 짤방, 프사(프로필 사진)에 이르기까지 동시대의 사진은 이에 따라붙는 텍스트나 맥락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된다. 특히 짤방은 보도사진이나 영화/애니메이션 스틸컷과 같은 기존 이미지를 활용하면서도 그것에 처음 붙여진 의미와 완전히 다른 해석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사진이 더 이상 그 표면만으로 해석되는 것에서 벗어나 사진을 둘러싼 모든 요소가 해석의 과정에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초롱과 김주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10~15장으로 구성된 사진 포트폴리오를 자신의 작품으로 묶어내기보다는, 자신의 눈에 들어온 특정한 장면을 수집하고 이를 자신의 관점으로 읽어내는 행위 자체를 각자의 작업으로 선보여왔다. 안초롱은 피동 상태에 놓인 사물 또는 그런 장면들을 찍고, 이와 관련된 피동(사동) 표현을 사전에서 찾아 덧붙인다. 각각의 사진들은 피동 상태에 대한 사적인 아카이브이자, ‘피동사물’ 시리즈를 구성하는 아주 느슨하고도 중요한 연결고리로 기능한다. 이런 맥락에서 안초롱이 해석한 ‘피동 상태’들은 어떤 맥락이나 주제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아니라, 마치 짤방을 만드는 것처럼 한 장의 사진이 가진 수많은 의미 중 하나를 골라내려는 규칙이자 자신의 작업을 읽어낼 수 있게 하는 확장자로 작동한다. 김주원은 자신의 스냅사진 아카이브인 ‘실패한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중 ‘밝은 세계’는 ‘실패한 다큐멘터리’의 사진들을 특별한 기준 없이 선별해 공간을 도배하는 프로젝트로, 개인전 <밝은 세계>(갤러리 175, 2015)를 비롯해 2016년 6월부터 1년 간 지금여기의 벽면을 2주에 한 번씩 6개월간 도배하고 이를 남은 6개월간 떼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각각의 사진이 가진 맥락과 의미를 숨겨두고 이를 무차별적으로 배치하며 이미지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팽창시킨다. 이는 마치 타임라인을 보는 것처럼 각기 다른 이미지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타임라인이 역시 본인의 관심사나 인간관계 또는 시간대나 계절에 따라 어떤 경향과 흐름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주원의 ‘밝은 세계’ 역시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기능한다.

두 사람이 사진을 찍는 이유나 관심사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이 사진에 대해 가진 태도와 이를 보여주는 방식은 닮아있다. 각자의 규칙만 존재할 뿐, 사진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면서 관객이 자유롭게 사진을 읽어낼 수 있도록 열어둔다. 이들의 관심은 각자의 의도나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한 장의 사진이 그들 각자와 관객에게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모아진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작품으로서의 사진’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두 작가의 협업계약으로 꾸려진 <압축과 팽창>에서 그들은 각자의 사진 1,000장에 각주 형태의 ‘태그’를 달고 이를 교환해 각자의 문장을 만들거나, 서로의 사진을 각자의 방식대로 선별/배치하고, 각자의 기준에서 선택받지 못한 사진들 역시 한데 모아 보여주면서 우리가 사진을 바라보는 기준점과 이에 달라붙은 텍스트의 의미, 그리고 사진의 보여주기 방식을 실험한다.

글 이기원












































installation view - 김주원